Search This Blog

[인터뷰] 민경천 한우자조금위원장 "한우가 비싼 이유…관리·감독 외산과 수준이 달라" - 조선비즈

teriakberita.blogspot.com
입력 2020.11.01 08:00

쇠고기 맛은 불포화지방산과 융점이 좌우…한우 맛, 데이터로 증명돼
쇠고기 자급률 37%…50%까지 올리기 위해선 정부 지원 필요
명품 한우, 대중화 위해 가성비 상품도 개발해야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0월 28일 서울 서초동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11월 1일은 '대한민국이 한우먹는 날'이다. '한우데이'라고도 부른다. 한우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에서 2008년 한우 축산 관련 단체들이 제정한 날이다. 한자 '소 우(牛)' 자를 풀면 1자가 3개 나온다는 것에서 따와 매년 11월 1일을 한우데이로 지정했다.

올 한해 국내 축산업계는 호황과 불황 사이에서 파도를 탔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에선 회식을 자제하고 가계에선 소비 지출을 줄이면서 한우 판매가 급감했다.하지만 정부가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자, 나아진 지갑 사정에 집집마다 한우 파티가 열렸다.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면서 다시 소강기에 접어들었으나, 대목인 추석이 왔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국민들이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대신 한우와 같은 고급 선물로 마음을 보냈다. 백화점과 마트에선 올 추석 한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0~40% 가량 신장했다. 명절 특수가 끝나고 한우 농가엔 다시 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우 농가들은 한우데이를 계기로 한우 소비 열기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한우 소비 촉진 활동을 펼치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한우데이를 맞아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와 한우 할인 판매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한우데이를 앞두고 한우자조금위원회 민경천 위원장을 만났다. 한우는 왜 이렇게 비싼지, 또 한우를 대중화하는 방안은 없는지를 물었다. 국내 한우 축산업 생태계와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우'하면 고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 이면엔 '비싸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한우의 시장 가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부분 한우가 비싸다고 생각한다. 사실이다. 비싼 가격엔 이유가 있다. 한우를 어떻게 키우고 관리하는지를 알면 가격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한우가 값비싼 명품백과 같다고 생각한다. 같은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지만 3만원짜리가 있고, 300만원, 1000만원짜리 명품백이 있다. 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었다는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 아니냐. 한우를 키우는데도 그런 정성이 들어간다."

-외국의 축산업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우리나라가 소를 가장 안전하게 키운다. 축사에 비가림시설을 설치하고 적정 온도를 맞춰 소를 가장 편안하게 해준다. 사료도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을 먹인다. 소 한 마리에 들어가는 사료와 원초 값만 하루에 4500~5000원이 든다. 한달이면 15만원이다. 한우는 30~36개월을 키우는데, 이걸 계산하면 사료값만 500만원이 드는 셈이다. 내가 한우를 명품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관리·감독 때문이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0월 28일 서울 서초동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앞으로도 한우는 '고급화'로 방향을 잡는 것인가? 가격을 낮춰 '대중화'하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나?

"투트랙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우 소비패턴을 보면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은 한우를 구매할 때 양질의 상품을 원한다. 이왕 먹는 것 1++나 1+ 등급 이상의 좋은 한우를 먹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저렴한 상품을 원하는 서민들이다. 이들에게도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한우를 공급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고기는 '그림의 떡' 아닌가?

"등급판정을 하면 2등급이나 3등급 판정도 많이 나온다. 이런 한우들은 고등급보다 지방 함량 등이 떨어지지만 저품질이라고 할 순 없다.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이런 한우들을 가성비를 살려 상품화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한우의 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되나?

"국내 판매되는 전체 쇠고기 중 국산 쇠고기의 비율을 자급률이라고 한다. 현재 한우로만 하면 31%, 육우까지 포함하면 36~37% 정도다. 나머지는 모두 수입산이다. 매년 자급률이 줄어들고 있는데, 50%까지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우의 맛과 품질에 대한 의문도 많이 제기된다. 한우가 정말 고급이냐는 것이다.

"연구 보고서가 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여정수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인데, 쇠고기의 풍미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좌우하는데, 한우 거세우는 53.5%로 높게 형성됐다. 반면 호주산은 42.37%, 미국산은 47.3%에 불과했다. 또 쇠고기의 지방이 녹는 융점이 낮을수록 맛이 있는데 한우 거세우의 융점은 28.81℃로 낮은 반면, 호주산 쇠고기는 41.15℃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로도 한우가 맛있다는 게 증명됐다."

-일전에 횡성 한우 축제를 가보니 소도 족보가 있더라. 생소한 장면이었다.

"그게 바로 한우만의 품질 관리 비법이다. 한우는 사람으로 따지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체식별번호'가 있다. 이것을 '한우개량정보서비스'에 입력하면 유전평가와 혈통, 번식 이력과 도축까지 관련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한우개량정보서비스를 보여주면서) 이 지표 중엔 '혈연계수'라는 게 있다. 씨수소와 암소의 근친 관계를 확인해 번식 적합도를 알아보는 것이다. 유전학적으로 근친 관계일 경우 기형 등 유전질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를 방지하고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외국엔 이런 '근친육'이라는 개념이 없더라. 외국 축산 관계자들이 국내 견학을 와서 이 시스템을 보고 경탄한다. 어떻게 일일이 이렇게 추적 관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우 품질이 괜히 좋은 게 아니다."

지난 9월 2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추석맞이 한우 할인판매 행사'에서 민경천(왼쪽에서 첫번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과 한우 홍보대사 배우 남궁민(가운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올해 한우 소비가 늘었다는 뉴스가 많았다.

"명절이나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식당들이 문제다."

-한우 축산 농가는 현재 얼마나 되나?

"농가 규모가 9만개 정도 된다. 2005년 15만개였는데, 15년 사이 40%가 줄었다. 농가는 줄었지만 사육두수는 늘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룬 사육두수가 어느정도 있는 축산농가만 사업이 계속 유지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축사를 혐오시설로 보는 시선도 있다. 농가들의 애로가 많을 것 같다.

"요새 대부분의 축사들은 스마트 종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축분 등 냄새를 유발하는 요인을 억제하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축사에도 도입했다. 축분 발효를 촉진하는 미생물을 축사에 안개처럼 살포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냄새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은 많이 사라졌다. 그래도 매일 축분이 나오고 퇴비 발효를 하는데 냄새가 하나도 안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집 안에 있는 화장실도 냄새가 나지 않나. 그래서 농장 주인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축사를 항상 깨끗이 관리하고, 이와 별개로 지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인근 주민들과 가깝게 지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10명 중 8명과 가깝게 지내면 남은 2명이 민원을 제기할 때 8명이 내 편이 된다. 농가 교육을 할 때마다 제일 강조하는 내용이다."

Let's block ads! (Why?)




November 01, 2020 at 06:00AM
https://ift.tt/3mGEXRI

[인터뷰] 민경천 한우자조금위원장 "한우가 비싼 이유…관리·감독 외산과 수준이 달라" - 조선비즈

https://ift.tt/2YnKHWe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인터뷰] 민경천 한우자조금위원장 "한우가 비싼 이유…관리·감독 외산과 수준이 달라" - 조선비즈"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